휴대전화 액정은 단단하지만, 여기에 물리적 충격이 누적되면 액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금 간 것을 방치하면 액정이 완전히 깨져버린다. 우리 치아도 그렇다. 치아에 실금이 생기면 다시 붙지 않을뿐더러 균열이 점차 퍼져 나간다. 치아에 미세한 금이나 다소 큰 균열이 간 것을 학술적으로 표현하면 '치아균열증후군'이라 한다. 하이닥 치과 상담의사
박무성 과장(퇴계원 엘병원)에게서 치아균열증후군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Q. 치아균열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평소에는 불편감이 별로 없다가 유독 음식을 씹을 때 불편하거나 아픈 것이 주된 증상입니다. 씹는 동작을 할 때 '찌릿'한 감각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균열 부위가 미세하게 벌어지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특히 최근에 딱딱한 것을 씹었던 적이 있거나 음식을 먹다가 한 번 ‘아!’ 하고 아팠던 적이 있는 경우에는 치아균열증후군일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이외에 찬물을 마시거나 입안에 바람이 들어갔을 때 시린 증상이 있어도 치아균열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으로 치과에 가면 "금이 갔다"거나 "크랙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Q. 치아균열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치아에 균열을 내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먼저,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자주 먹다 보면 치아의 가장 바깥쪽 층인 법랑질에 충격이 누적됩니다. 이 경우 조금씩 미세하게 균열이 가다가 어느 순간 눈으로 확인 가능하거나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심하게 균열이 가게 됩니다. 이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비교적 흔합니다.아울러, 이를 갈거나 꽉 무는 습관이 있다면 치아에 가해지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치아균열증후군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중 위아래 치아가 닿는 시간은 몇 분이 채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갈이 습관이 있으면 강한 힘이 너무 오랜 시간 치아에 가해지기 때문에 치아균열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흔하지는 않지만 격투기 등의 스포츠로 인해 외부에서 충격을 많이 받는 경우 혹은 경미한 교통사고 때 치아가 부딪히는 경우 같은 우발적인 사고로도 치아균열증후군이 생길 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양치를 너무 세게 하거나 탄산이 많은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치아의 바깥면을 약화시켜 치아균열증후군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Q. 치아균열증후군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치아균열증후군이 심하지 않다면 치료하지 않고 우선 지켜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집에서 스스로 확인하기보다는 치과에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눈으로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생각보다 균열 정도가 심한 상태입니다. 이미 불편을 느끼거나 균열이 확실히 보이는데 치과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한다면, 심한 경우 이가 부러져 발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비교적 무른 음식인 쌀밥이나 떡을 먹다가도 힘이 한 번 잘못 가해져 이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지요. 따라서 균열 정도가 약할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자신의 치아를 더 오래 쓸 수 있는 비결입니다.
Q. 초기 진단이 중요한 것 같다. 치아균열증후군 진단 방법에 대해 설명해달라.우선, 환자의 치아로 솜이나 기타 물체를 씹어보게 하여 위의 증상이 재현되는지 확인합니다. 씹을 때 통증이나 불편감, 찌릿한 느낌이 있는 것이 확인되면 육안으로 균열을 확인하거나 치과용 푸른색 빛을 투과해 치아 상태를 진단하는 투조검사로 균열을 확인합니다. 또, 푸른 계열의 색소를 발라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으로는 생각보다 균열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균열이 사진상 명확하게 보인다면 생각보다 상태가 매우 심각한 경우입니다.환자의 동의를 얻어 치아 교정용 밴드를 이용해 치아를 벨트처럼 조여놓고 상태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했을 때 증상이 확연히 줄어든다면 치아균열증후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 치아균열증후군 치료법은균열이 심하지 않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는 불소를 사용해 치아를 강화하거나 치아의 바깥면에 얇은 코팅제를 바르면서 상태를 지켜보기도 합니다.이미 균열이 다소 진행되었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치아를 깎아 크라운을 씌우는 치료가 일반적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미세한 균열을 없애고 치아를 조여줌으로써 균열이 있는 부분이 벌어질 때 생기는 통증을 예방합니다. 증상이 너무 심하다면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워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균열이 치근, 즉 치아 뿌리까지 진행되었거나 치아가 벌어지는 것이 보일 정도라면, 치아를 살려 쓰기는 어려워 발치를 진행합니다.
Q. 치아균열증후군 예방법은우리나라 음식들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매우 딱딱하고 질긴 편입니다. 딱딱한 깍두기나 질긴 갈비 등은 치아 균열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음식들이지요.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성격이 다소 급해 얼음을 씹어먹는 일도 잦습니다. 얼음은 강도 자체도 높고 각진 경우가 많아, 얼음을 씹을 때 치아의 한 점에 힘을 집중시킬 수 있기에 위험합니다.마지막으로 한국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입니다. 스트레스는 밤에 이갈이나 이를 꽉 무는 습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밤에 음주하거나 카페인을 섭취하면 자는 동안 뇌신경을 활성화시켜 이에 충격을 가하는 습관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세 가지에 유념하면 치아균열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딱딱한 음식을 줄이고, 얼음은 녹여 먹거나 굳이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자기 전에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이 치아균열증후군 발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무성 과장 (퇴계원 엘병원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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